출산장려정책

프랑스와 스웨덴 출산장려정책 비교

ssong324045 2025. 7. 13. 14:39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문제는 많은 선진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와 스웨덴은 대표적인 출산율 회복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두 국가는 비슷한 시기 저출산 문제를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출산장려정책을 설계해 비교적 안정적인 출산율을 유지해 왔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을 자랑하며, 스웨덴은 북유럽 성평등 복지국가의 대표 모델로 꼽힌다.

프랑스와 스웨덴의 출산장려정책 설계변화로 인한 출산율 회복사례


하지만 두 나라의 출산장려정책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운영 방식과 사회문화적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 글에서는 프랑스와 스웨덴의 출산장려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그리고 한국이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 비교해보고자 한다.

 

프랑스 출산장려정책의 구조와 특징

프랑스의 출산장려정책은 유럽에서도 가장 강력한 가족 복지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정부는 가족수당(Family Allowance)을 핵심 축으로 하여 자녀 수에 따라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두 자녀부터 수당이 지급되며, 자녀가 많을수록 지원금은 더 늘어난다.
또한 출산 장려금 외에도 국공립 보육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해 맞벌이 가정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는 3세부터 무상 의무교육이 시작되며, 이 시기부터 대부분의 아이들이 국공립 유치원(Ecole Maternelle)에 다닌다.
또한 부모가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육아휴직 제도를 법으로 보장하고, 기업에도 이를 지원할 의무를 부여한다.
프랑스의 또 다른 특징은 남성의 육아 참여를 장려하는 인센티브 정책이다.
남성이 일정 기간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가족수당이나 세제 혜택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다층적인 구조 덕분에 프랑스는 OECD 국가 중에서도 합계출산율 1.8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 출산장려정책의 구조와 특징

스웨덴의 출산장려정책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을 대표한다.
스웨덴은 가족수당도 지급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정책은 부모보험(Parental Insurance)과 육아휴직이다.
부모는 자녀 1명당 총 480일(약 16개월)을 육아휴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급여의 80%를 국가가 지원한다.
이 육아휴직은 부모가 자유롭게 나눠서 사용 가능하며, 특정 기간은 아버지가 사용하지 않으면 혜택이 줄어드는 ‘아빠 할당제(Father’s Quota)’가 운영된다.
이 제도 덕분에 스웨덴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80%에 육박한다.
또한 스웨덴은 국공립 보육시설의 질과 접근성이 매우 높아 부모 소득이나 거주지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준의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방과 후 돌봄과 방학 돌봄 프로그램도 잘 발달돼 맞벌이 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한다.
스웨덴의 출산장려정책은 출산과 육아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이 덕분에 스웨덴은 합계출산율 1.7명~1.9명 수준을 유지하며, 북유럽 평균보다도 높은 편에 속한다.

 

프랑스와 스웨덴 출산장려정책의 공통점과 차이점

프랑스와 스웨덴의 출산장려정책은 공통적으로 ‘국가가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두 나라 모두 가족수당을 지급하고, 국공립 보육시설을 통해 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며, 육아휴직을 법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세부 설계와 사회문화적 접근은 다르다.
프랑스는 현금 지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다자녀 가족에 대한 혜택을 특히 강조한다.
또한 3세부터 무상 의무교육을 통해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교육과 복지를 연결하는 구조가 강하다.
반면 스웨덴은 현금 지원보다 부모보험과 육아휴직 같은 ‘시간의 보장’에 방점을 둔다.
아빠 할당제를 통해 남성의 육아 참여를 제도적으로 강제하고, 성평등한 육아 문화를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다.
또한 프랑스보다 보육서비스의 질과 접근성이 전국적으로 더 균등하다.
결과적으로 두 국가는 동일한 목표를 향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안정적인 출산율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와 스웨덴 출산장려정책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

프랑스와 스웨덴의 사례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먼저 현금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현금 지원에 더해 양질의 국공립 보육과 무상교육을 결합했고, 스웨덴은 부모가 돌봄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했다.
둘째로 남성 육아 참여 확대가 출산율에 직접적인 긍정 효과를 준다는 점이다.
스웨덴은 아빠 할당제를 통해 남성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들어 여성의 경력 단절을 줄였다.
한국은 현재 육아휴직 제도가 법적으로는 보장되어 있지만 사용률은 여전히 낮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의 보육 인프라 격차가 커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기 어렵다.
한국이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배워야 할 것은 단기 지원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다.
경력 단절 없는 육아휴직, 고품질 국공립 보육, 성평등한 육아 문화가 함께 맞물릴 때만이 출산율 반등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프랑스와 스웨덴의 출산장려정책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라 할 수 있다.